제54장

박희수는 사무실로 돌아와 이틀 전부터 쓰던 논문을 마무리하려 했다. 하지만 몇 글자 끄적이다 이내 그럴 마음이 싹 사라졌다.

오늘 일은 확실히 예상 밖이었지만, 일이 끝난 후 그녀를 더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한 것은 할아버지의 병세가 갑작스럽게 악화되었다는 점이었다. 그녀는 도무지 그 원인을 알 수 없었다.

하지만 오늘 일을 겪고 나니 문득 한 가지 생각이 스쳤다. 할아버지를 치료하는 모든 과정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바로 약이었다. 어제 이 회장님을 진찰했을 때도 기운과 심장 박동이 전부 흐트러져 있는 것을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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